새벽일기 -파도

 

 

 

..어둠에 매달린 별들이 바다에 뛰어 내리는 새벽과 만나면

희망의 닻을 올리는 어부들은 별을 건지러 떠났다

 

..소박한 믿음들이 부질없던 날이면 사람 사는 정이 허기로

남는 새벽 내 연정戀情의 기억들을 끌어안을 때마다 방문

앞에 토해놓는 파도

 

..쓰러지는 날이면 너를 생각한다. 일어서곤 다시 쓰러지는

우리의 희망이란 쓰러지기 위해 달려 왔던 그곳에 있는지도

모른다. 쓰러지고 나면 오히려 평온한 것을 깨닫는 일이 희

망이 될 수 있을까.

 

..그래 우리의 희망은 쓰러지는 일이었다. 어둠을 쓸어가는

아이의 등뒤로 희망 하나가 바다를 넘어오고 있다.

 

 

 

*소품을 정리하며 노사분규가 한창이던 1988년 거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