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정훈문학상 심사평        

심사위원 일동은 이용호 시조시인을 제4회 정훈문학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하였음을 기쁘게 생각한다. 급격한 외래문화 유입과 혼융으로 겨레시 시조의 위상과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은 이즈음 문학경력 40여 년 간 시조사랑 일념으로 끊임없는 연찬과 작품창작에 전념한 이용호 시인의 활동과 결실은 정훈선생 시문학의 올곧은 정신을 계승할 적임자로 부족하지 않다.

시조의 고유한 전통과 율격, 품위를 지키면서도 다채로운 형식시도, 이미지 구사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이용호 시인의 노력은 우리 시조문학의 건재를 확인시키고 전망을 밝게 한다. 2005년 펴낸 ‘풀꽃素描’는 우선 분량면에서 시인의 저력과 문학적 야심을 증거하고 있다. 시조와 자유시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자아내는 현란한 이미지 전개도 그러하거니와 외면상 평범한 어휘들을 조합하여 일구어 내는 시적 형상화는 오랜 내공과 시조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정신의 소산임을 보여준다. 누구나 친근하게 다가오게 하면서도 격조를 잃지 않는 이용호 시인의 시조세계에서 우리는 겨레시 시조의 튼실한 뿌리를 확인한다.

옥빈 (본명 장영옥)시인의 역량 또한 정훈문학상 작품상 수상자로 손색이 없다. 점차 메말라 가는 인간소외와 관계단절의 일상을 촉촉하게 감싸고 봉합하면서 공감의 폭을 넓혀가는 성실한 기량은 주목할만하다. 2004년 재판을 펴낸 ‘그대 가슴까지 붉게 물들이겠어요’에서는 서정시 고유의 독특한 리듬과 일터에서 빚어지는 현장감, 세상과 주변을 바라보는 긍정의 시선이 어울려 옥빈 시인의 경쟁력의 바탕을 이룬다. 성실하고 의욕적인 시인을 새롭게 조명하는 보람이 크다.

                         심사위원장  조 재 훈

                           심사위원  리헌석

                                     박건옥

                                     양애경

                                     이규식 (심사평)